1 하교길에 교차로 신호등 순서를 알아내는 것을 좋아했다 그날도 순서를 알아내고 초록불이 켜지자 마자 냅다 달렸는데 너무 빨리 달린 나머지 먼저 나간 발의 발가락 위로 자동차가 지나갔다 순식간의 일이어서 아무 느낌도 나지않았다 아마 자동차도 아무 느낌이 없었나 보다 그냥 제 갈 길을 갔던 것 같다
2 동생과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동생은 여러가지 물건을 미끄럼틀에 굴렸고 나는 날렵하게 그걸 받았다 그러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이 동생에 의해 굴려졌고 의심스러웠으나 동생표정이 너무 해맑아 나도 신이나게 그것을 발로 받았다 근데 그것은 알고보니 요상하게 생긴 고철덩어리였다 돌처럼딱딱했다 그래도 센 추룩 웃었다 마저 놀고 그 다음날도 놀고 며칠을 놀다 엄마한테 발가락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형외과에 갔더니 새끼발가락 뼈가 이미 금이 한 번 갔다가 다시 붙는 중이랬다 엄마는 혀를 내둘렀다 악의는 없었을 것이다 내 동생
발가락: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