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다 나는 이것을 폴더폰으로 키패드를 꾹꾹 눌러가며 작성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전화와 문자 기능만 있는 휴대폰을 쓰고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인생이 시대에 발맞춰 복잡해지는만큼 일상이 스마트폰에 너무 얽혀버려서 함부로 스마트폰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근데 여러 우연이 겹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할머니의 A급 폴더폰이 내게 갑자기 왔다 그리고 한 모임에서 친구가 폴더폰을 쓰는 모습을 선보였다 약 이주 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결국 나는 어느 날 아침 충동적으로 스마트폰 속 유심을 폴더폰에 장착했다
좋은 폴더폰도 많다 카톡도 유튜브도 인스타도 되는 최신형 효도폰 같은 거 말이다 근데 내 폴더폰은 그런 폰과는 거리가 멀다 내 폰은 공신폰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판매되곤 했다 공부의신이될수있도록 재밌는 기능을 모두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재밌었던 기능들을 하나도 쓰지 못하고 있다 이 수준의 휴대폰을 중학교때쯤썼었는데 그땐 왜 그렇게 폰 만지는 게 재밌었던 건지?
여튼 재미는 꽉짠 물수건을 더 짜면서 찾는 거니까 나는 이 휴대폰을 구석구석 뒤지며 최대한 할수있는 걸 찾고있다 뒤져야만 뭔가를 찾을 수 있다는 건 스마트폰삶에선 낯선 일이다 스마트폰에선 재밌다는 것들이 앞다퉈 푸시알림을 보내버려서 재미가 폰화면 바깥으로 흐를지경이기때문이다 뒤져볼 필요도 심심해할필요도 없다
아참 요 폴더폰은 그래도 인터넷이된다! 그래서 이렇게 조금은 어렵지만 글을 써보고있다 (다른 웹사이트는 거의 안 열림 이런 가볍고 단순한 사이트만 열리므로 거의 이북리더기 수준) 그거외엔 2003년쯤의 핸드폰이 분명 맞다
잠 일찍 자려고 폴더폰을 쓰고있건만 요러고 있다 근데 그래도 다르다 다르긴 다르다 인스타나 유튜브를 계속 새로고침하면서 더 재밌을지 아닐지 확실치 않은 콘텐츠를 기다리는대신, 예상 가능한 라디오를 들으며 글을 쓰고있다 글을 다쓰고나면 갤러리 사진이나 정리할까 용량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아 벨소리를 바꾸고 자야겠다 추억돋는 벨소리 듣는 재미가 있다 그러다 보면 할 게 곧 동이 날 거다 이 폰은 스마트폰이랑 다르게 날 유혹하지않고 그냥 날 놔준다 아 내가 놔주는 건가 헷갈리네 노래는 마침 희재와 눈의 꽃 캬~
나도 폴더폰으로 댓글다는 중. 벨소리랑 알람소리 다 들어보고 이제 더이상 할게 없었는데 블로그를 볼 수 있네..! 나도 내일은 글을 써봐야겠다 (댓글 다는 것두 한참 걸리지만)
폴더폰 블로깅... 재밌구만... 재밌어...
ㅋㅋㅋㅋㅋ이모티콘 몇 개 추천하고 갑니다 ^^ ㅎㅂㅎ 0_0 ~~